폭싹 속았수다(2025)
- 시간
- (2025-03-07~2025-03-28)
- 출연
- 아이유, 박보검, 문소리
- 채널
- Netflix
※리뷰는 두서없이 쓰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의 리뷰라 갑툭튀 스포일러를 주의하며 읽어주시기 바랍니다.
드라마 리뷰라기보다는 쓰다 보니 현실에 많이 이입하게 되는 듯.
어크 구매하기 두세 달 전쯤인가 수공예 관련 취미가 생겼음. 수공예 작업하면서 자막을 안 볼 수 있는 한드를 많이 틀어놓고 있었던 중에 봤다.
제주도는 살면서 딱 두 번밖에 안 가봐서 제주에 관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, 제주 사투리라는 건 상식적으로 아는 부분이라 제목에 관해서는 바로 패스.
스토리에 대해 이해하는 것도 그닥 어렵지 않았다. 부모님 또래 이야기라 어릴 때 귀에 못이 박히게 옛날에 어떻게 살았는지 잘 들어와서 안다.
드라마를 보면 볼 수록 이 시대에 양관식 같은 남편은 판타지로만 보인다. 관식의 한결같은 사랑도 그렇지만, 양관식이 내 처자식 먹여 살리고자 그렇게 열심히 건강 다 버려가며 일하는 것도 그렇고 말이다. 그래서 관식의 사랑 이야기가 참 아름답다.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부분이기에 그런 것 같다.
재능 많은 애순이도 문학소녀의 꿈을 포기한 채 생활전선으로 뛰어든 게 참 안타깝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.
나도 어릴 때는 나름 문학 신동 소리 들으며 지역 백일장에서 상을 참 많이 받았었는데, 어느 날 반에 잘 사는 아이네 엄마가 학교에 자주 오시더니 걔가 처음으로 날 이겨서 최우수상을 받은 적이 있었다. 걔가 준비라도 한 멘트처럼 "넌 우수니? 종이 쪼가리 한 장 받은 거라고 생각해."라는 말을 듣는 순간 피꺼솟을 했었는데, 애순이 어릴 적 에피소드에 심각한 공감을 했다. 어릴 때는 그런 일 하나하나가 되게 서럽게 느껴진다.
나도 글을 오래동안 안 쓰다가 나중에 내가 원하는 분야에서 작가로 오래 연재 활동을 했기에, 애순이에게 좀 더 공감이 많이 된 것 같다.
반면에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금명이, 은명이 이야기는 비교적 공감이 덜 되었다. 부모님이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말이라도 한마디 착하게 해야지..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. 나도 뭐 전형적인 경상도 사람 말투라 그렇게 예쁘게 말하는 타입의 자식은 아니다만 부모 부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신하는 편인데 참 부모님 속상하게 말한다.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.
일부러 만들어낸 갈등 같아서 그런 에피소드들이 분노 유발은 뒷전이고, 좀 식상했다.
인물의 인생을 담는 이야기이다 보니 예상보다 볼륨은 제법 컸지만, 예쁜 이야기 잘 봤다는 생각이 든 드라마였다.
여담.
학씨는 어떻게 자전거를 그렇게 킹 받게 타지?
배우 연기에 박수를 보낸다.